■ Issue Point
▶ 도덕도 이상도 부재한" 전후(戰後) 프랑스인들을 묘사하는 데 치중한다. 당시 프랑스인들은 전쟁으로 할퀴어진 상처를 전쟁 후의 삶 속에서는 나타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옳은 것인지 구분하기 힘든 시기였던 것이다. 암울한 시대를 지나서 새로운 시대를 맞아보려는 사람들이 과도기를 겪어내는 이야기
감독 : 마르셀까르네 숙명론적 운명관으로 현실을 그려낸 시적 리얼리즘의 거장. 캐비닛 제작자의 아들로 태어난 마르셀 까르네는 자크 페데(Jacques Feyder)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25살의 나이에 첫 영화 (36)를 감독했다. 작가 자크 프레베르, 무대장식가 알렉상드르 트로네, 작곡가 모리스 조베르, 배우 장 가뱅과 함께 일하면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적 리얼리즘 스타일의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되었다. 나치 독일의 점령 시절, 그는 비시 정권이 지배하던 지역에서 일하면서, (1938), 등의 작품을 연출했는데, 의 경우는 너무 염세적이고 패배적이라는 비난과 함께 비시정부에 의해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마르셀 까르네 감독은 명백한 반-나치적 우화이자 프랑스 영화의 클래식이자 영화 역사에 빛나는 걸작 (1945)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법정으로 불려나가 곤욕을 치른 후에도 영화를 계속 만들었지만 그 이후 영화들은 그의 이전 작품들에 미치지 못했다.
■ 줄거리
해방 직후 겨울의 파리, 장은 죽은 줄 알았던 레지스탕스 동료 레이몬드와 재회한다. 장은 아름다운 여인 말로를 만나게 되지만, 그녀의 동생이 레이몬드를 게슈타포에게 넘긴 배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카르네와 프레베 콤비의 실질적인 마지막 작품으로, 이브 몽땅이 주제가 '고엽'을 부른 것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다. 주인공인 디에고는 독일군에게 끌려간 친구 레이몽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 소식을 가족에게 전하러 간다. 하지만 레이몽은 죽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디에고가 돌아가는 기차를 놓치고 레이몽 집에 묵게 되면서 겪는 파리 한 귀퉁이에서의 하룻밤이 이 허락한 시간과 공간이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이지만 '밤의 문'을 통해 들어오는 인물들은 제법 많다. 레이몽 가족, 레이몽이 세 들어 사는 건물주인과 그의 아들 기(Serge Reggiani), 미국에 살고 있다는 기의 누나 말루(Nathalie Nattier) 그리고 그녀의 남편... 디에고와 말루는 하룻밤에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기의 비겁한 행동으로 인하여 말루가 죽게 되는 슬픈 결말을 맞아야 하고, 말루를 잃고 새벽기차를 타러 역으로 걸어가는 디에고의 허탈한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다. 하룻밤에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을 함께 치러야 했던 디에고의 마음이야 누군들 짐작하기 힘들겠지만, 마르셀 까르네 감독은 역을 향해 걷는 디에고의 모습과 파리의 한산한 새벽풍경을 섞은 미장센으로 그 착잡함을 표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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